기사승인 : 2026-04-02 12:38 기자 : 편집부
지난 4회까지 ‘왜 콘텐츠인가’를 이야기했다면, 이제부터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병원에서 마케팅 기획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콘텐츠가 중요한 건 알겠는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충분히 이해한다. 원장은 의료인이지 작가가 아니니까. 하지만 필자가 현장에서 발견한 사실이 있다. 원장은 이미 매일 글감을 만들고 있다. 단지 그것이 글감인 줄 모르실 뿐.

하루에 수십 명의 환자를 만난다. 환자들은 질문한다. 원장은 그 질문에 답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원장의 머릿속에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가장 불안해하는 것, 가장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쌓여 있다. 이것이 글감이다.
필자가 함께 일하는 한 치과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이 치과 원장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막상 쓸 것이 없다고 했다. “치과 치료는 다 비슷비슷하지 않나요? 임플란트, 교정, 충치 — 무슨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죠?”
그래서 질문을 바꾸었다. “환자분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뭔가요?” 원장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답했다.
“임플란트하면 아프나요?” 그게 제일 많아요. 그다음이 “신경치료 꼭 해야 하나요?”, “임플란트 비용이 왜 병원마다 다른가요?” 이 3가지가 단골 질문이에요.
바로 여기에 글감이 있었다. “임플란트 아프나요?”라는 질문은, 환자가 진료실에서 묻는 말인 동시에 검색창에서 묻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네이버에 ‘임플란트 통증’, ‘임플란트 비용 차이’를 검색하는 사람이 매일 수백, 수천 명이다. 이 사람들이 잠재적 환자다.
한 번 더 물었다. “임플란트 아프냐고 묻는 분들께 보통 어떻게 설명해 주시나요?” 원장의 답은 이러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수술보다 수술 전에 걱정하는 시간이 더 힘든 거 같아요. 그래서 자꾸 치료를 미루게 되죠. 그러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제일 안타깝습니다. 치료 후에 의외로 "벌써 끝났어요?"라고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만큼 기술이 좋아져서 생각보다 아프지 않답니다. 다만 2~3일은 식사할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는 가능하면 금요일에 하시라고 권해드려요. 주말 동안 푹 쉬시면 월요일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거든요.” 라고요.
이 대화가 그대로 블로그 글이 되었다. 제목은 '임플란트 통증, 12년 차 치과의사가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원장의 실제 설명 방식을 그대로 담았다. 인터넷에서 복사한 정보가 아니라,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직접 하는 말이 들어간 글. 이 글은 발행 후 해당 치과의 블로그에서 가장 많은 유입을 만든 글이 되었다.
같은 방식으로 나머지 두 질문도 콘텐츠가 되었다. ‘신경치료 꼭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신경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아닌 경우가 확실히 나뉩니다. 저는 상담 때 엑스레이를 보여드리면서, 지금 충치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직접 확인시켜 드려요. 이렇게 기준을 보여드리면 환자 분이 안심하실 수 있거든요. 다만 저는 가능한 자연치아를 살리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이 답변이 그대로 블로그 글의 본문이 되었다. 환자의 궁금증이 풀리면서 신뢰감 있는 콘텐츠가 되었다.
이 과정을 정리하면 단순하다. 환자의 질문을 받는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콘텐츠가 된다. 거창한 것이 전혀 아니다. 매일 하고 있는 일을 글로 옮기는 것뿐이다. 그런데 많은 병원이 이 단순한 과정을 건너뛴다. 대신 인터넷에서 '임플란트 정보'를 검색해서 정리한 글을 올린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3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터넷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글이 하나 더 생길 뿐이다. 환자가 굳이 이 병원 블로그에서 읽을 이유가 없다.
글감은 인터넷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진료실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매일 환자에게 하는 설명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잠재적 환자에게도 해주는 것. 그것이 블로그 콘텐츠의 본질이다. 여전히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면, 오늘 진료실에서 환자 분이 뭐라고 물어봤는지 떠올려보시라. 그 질문이 콘텐츠의 출발점이다.
다음 화에서는 이렇게 발견한 글감을 환자의 언어로 번역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원장의 진료 철학을, 환자가 검색창에 입력하는 말로 바꾸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 글·사진 ⓒ 조원재, 병원마케팅에이전시 주식회사로미브릭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