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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세계여행] 달랏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온정

기사승인 : 2025-11-17 13:29 기자 : 편집부

나는 지금 베트남 달랏에서의 하루를 머물고 있다. 달랏에서의 하루는 마치 경쾌한 연주처럼 느껴진다. 

나트랑에서 산길을 따라 고원지대로 올라오면 어느 순간, 산간 마을의 풍경, 시원한 바람이 먼저 전해진다. 익숙한 것을 내려놓고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낯선 도시를 여행한다는 것은 매우 설레는 순간이다.

처음 달랏에 도착한 날, 쓰엉흐엉 호수를 따라 아름다운 달랏의 도시 풍경 속에서 생동감 있는 사람들의 걷는 뒷모습들은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이 도시에 정서를 입히고 있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피서지로 조성된 도시 특유의 유럽풍 정원, 고딕 양식의 건축, 중심 광장과 호수까지, 풍경은 완벽히 이국적이지만 마음은 어느새 매력에 빠져든다. 

외곽의 린프억 사원은 도자기와 유리 파편으로 만든 건축물로, 화려함이 가득한 감각의 층을 만들어냈다. 

도심으로 내려오면, 오래된 달랏 기차역과 분홍빛의 도멘 드 마리 성당,  클레이 터널 등이 도시의 과거를 현재의 감각으로 연결시켜준다. 

도시 전체가 관광지라기보다는 오래된 생활감 위에 고요하게 쌓여가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한국처럼 모든 기능이 중심부에 밀집되어 있지 않아, 도시가 넓게 숨을 쉬는 느낌이다.

이번 달랏 여행에서는 그 어떤 나라의 명소보다 ‘사람’에 대한 기억이 더 강하게 남는 것 같다.

달랏 시내 중심에 자리한 한 로컬 스파 샵, 한국인 사장님이 기억된다. 달랏 여행을 왔다가 달랏의 분의기에 매료되어 정착하게 되었다는 말에 매우 공감이 된다.

나 역시 나트랑ㆍ달랏이 좋아 가족, 지인들을 동행해 여러해 방문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달랏에 정착형 삶을 택한 한국인들이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랐다. 외국에서 마주한 첫 인상은 말보다 배려가 앞서는 따뜻한 응대였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흐름처럼 이어지듯, 나에게 또 하나의 소중한 인연이 있다.

나트랑ㆍ달랏을 오가는 일정을 함께 해 준 택시 기사님. 이분과는 벌써 3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해마다 지인이나 가족들과 나트랑·달랏을 찾을 때면, 그는 마치 자신의 가족들이 방문한 것처럼 우리를 맞이해줬다.

언어는 서로 다르지만, 그에게서 늘 미소로 반가움이 전해진다. 

외국이라는 거리감 속에서도 이처럼 이어지는 관계들이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 만남들은 여행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되묻게 만든다. 장소가 아닌 사람, 관광이 아닌 교류, 낯선 것이 아닌 익숙한 마음. 이런 연결이 있었기에 달랏은 더 이상 낯설 수 없었다.

이 도시가 ‘좋았다’고만 말하고 싶지 않다. 달랏은 그보다 더 다층적이고 천천히 스며드는 만남과 감정으로 기억된다. 무엇보다 가족들과 함께했기에, 그리고 타국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연결이 있었기에, 이 도시는 내게 여행 그 이상의 것으로 남았다.

이국의 따뜻한 마음과 낯선 곳에서 받은 배려는, 가족 모두에게 오래도록 남을 추억이 될 것이다.


글·사진 ⓒ 이정미, 한국콘텐츠개발연구원 이사장, 여행 인플루언서 ‘기장아내 나두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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