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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별 美모녀 69년만에 상봉 '화제'

기사승인 : 2018-12-08 17:18 기자 : 이미연

태어나자마자 얼굴도 모른 채 생이별했던 모녀가 유전자 테스트 키트를 통해 69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 미국 인디애나주 게리에서 태어나자마자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생이별했던 모녀가 유전자 테스트 키트를 통해 69년만에 만나게 된 스토리가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요양원에서 처음으로 만난 88세 어머니 제너비브 퓨린턴(사진 왼쪽)과 69세 딸 코니 몰트룹이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FOX 방송화면 캡처]


CNN과 FOX, NBC 뉴스 등 미국 언론 매체들은 69년 전인 1949년 병원측의 거짓말 때문에 출생 직후 헤어졌다가 지난 3일 만난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6일(현지시간) 방송으로 보도했다.

딸이 태어나자마자 숨진 것으로 알고 평생을 보낸 어머니 제너비브 퓨린턴과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았던 코니 몰트룹이 뉴스의 주인공이다.

딸을 낳은 뒤 덧없이 보낸 세월이 어느덧 69년. 어머니 퓨린턴은 88살이 됐고, 딸 몰트룹의 나이는 어머니 없이 살았던 시간 그대로이다.

1949년 당시 18살의 미혼모였던 퓨린턴은 인디애나주 게리의 한 병원에서 딸을 낳았다. 그녀는 딸을 보고자 했다. 하지만 분만 과정에서 딸이 숨졌다는 병원측의 말을 들었다.

 

병원측은 거짓말을 했다.

퓨린턴은 당시 딸의 시신을 확인하지도 못했고, 사망증명서도 받지 못했다. 그저 슬픔과 허탈감에 빠져 병원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퓨린턴은 병원측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딸을 만나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그렇게 헤어졌던 젖먹이 딸은 고아원으로 보내졌고,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몰트룹 입양한 부모는 다정했고, 어린 몰트룹에게 입양 사실도 솔직하게 말해줬다.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몰트룹이 4살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곧바로 재혼했다.

몰트룹은 새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다. 몇년 뒤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몰트룹은 새 어머니 밑에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상처받고 살았던 몰트룹은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몰트룹은 "밤마다 '진짜 엄마'를 만나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본 엄마는 아름다운 여성이었고, 나에게 다가와 나를 구해주었다"면서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엄마를 그리워했던 소녀 몰트룹은 어느새 일흔을 눈 앞에 둔 할머니가 됐다. 34년간 간호사로 활동했던 몰트룹은 지금도 버몬트주 리치먼드에서 마사지 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몰트룹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보험 에이전트로 일하는 딸 코니 체이스로부터 DNA테스트 키트를 선물로 받았다.

 

체이스는 "DNA테스트 키트는 엄마와 나를 위한 것이었다. 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친아버지를 찾고 싶었고, 엄마는 엄마대로 69년 전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찾고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DNA테스트 키트를 온라인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키트에 들어있는 면봉으로 입 안의 구강세포를 긁은 샘플 또는 작은 용기에 타액을 담아 DNA테스트 업체로 보내면 유전자 분석을 통해 특정 질병 발생 가능성을 알 수 있다.

또한 지역별로 휴먼지놈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조상과 민족, 핏줄을 구분해내고, 가계도를 새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알지 못했던 친적과 혈육의 범주를 찾아낼 수 있는 덕분이다.

체이스는 몇달 전 이런 DNA테스트를 통해 엄마 몰트룹에게 몇명의 사촌들이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모두 모르고 지낸 사이다. 이런 가운데 한 사촌과 연락이 닿았고, 몰트룹은 사촌과의 전화통화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희소식을 들었다.

몰트룹이 DNA테스트 기관으로부터 받은 엄마로 추정되는 사람의 이름 '제너비브 퓨린턴'을 말하자 그 사촌은 퓨린턴은 자신의 고모이며 살아계시다고 말했던 것이다.

 

▲ 코니 몰트룹은 병원측의 거짓말로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숨진 것으로 알고 평생을 보낸 어머니 제너비브 퓨린턴(사진 왼쪽)과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코니 체이스 제공]

 

그리고 지난 9월8일 몰트롭과 몰트롭의 생모 퓨린턴은 감격적인 전화통화를 했다. 퓨린턴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묻고 난 뒤 "아가야, 내가 너의 엄마인 것 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날 이후 두달여 동안 애태우며 전화통화만 했던 모녀는 마침내 지난 3일 퓨린턴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주 탬파의 요양원에서 69년만에 처음으로 서로 손을 어루만지며 껴안아볼 수 있었다.

어린 소녀가 매일 밤 꿈속에서 봤던 예쁜 엄마는 주름 가득한 할머니로 변했고, 그 소녀도 손자 2명을 둔 할머니가 됐다. 세월이 야속할 법도 하지만 몰트롭은 "69년만에 처음 봤지만 엄마와 나는 서로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닮았다"며 기뻐했다.

몰트룹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던 DNA테스트 키트 덕분에 어머니를 만난 것은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U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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